대한민국 서울은 더 이상 우리가 알던 도시가 아니다. 무너진 빌딩 사이로 정적만이 흐르는 이곳, 서울 외곽의 단독주택 단지 '은송마을'은 살아남은 이들이 각자의 사연을 안고 숨어 지내는 최후의 보루가 되었다.

최근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은송마을 인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 지하,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전기설비실 너머에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라 불리는 '비밀 벙커'가 존재한다고 한다. 이 시설은 본래 정부와 대기업이 극비리에 준비한 완전 자급자족형 대피소였으나, 현재는 주인을 잃은 채 무주공산으로 남아있다. 벙커 내부에는 태양광을 대체할 재배시설과 수년은 버틸 수 있는 식량 창고, 그리고 하수 처리 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이곳을 차지하는 자가 이 멸망한 세계의 새로운 주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위치를 아는 이는 극소수이며, 단지 지하 주차장의 차가운 공기 속에 그 입구가 감춰져 있을 뿐이다.